성평등 유아 애니메이션, 왜 우린 없죠?
A. 뽀로로, 로보카 폴리 같은 유아 애니메이션에는 여성 캐릭터가 적고 '여성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그려지는 등 성차별적 요소가 여전히 많아요. 서구처럼 다양한 성별과 인종을 균형 있게 반영하려는 사회적 고민과 제도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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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희한방내과 전문의보호자가 옆에 앉아 대화하며 아이에게 영상물을 보여준다는 원칙을 지키려 노력하다 보니, 요즘 나도 ‘뽀롱뽀롱 뽀로로’나 ‘로보카 폴리’를 매일 한 편씩(한 편만!) 보고 있다. 이런 유아 애니메이션에서도 기성 세대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발견하게 될 때마다 기분이 씁쓸하다.
뽀롱뽀롱 뽀로로의 주요 캐릭터는 11명인데, 이 중 비버 루피, 펭귄 패티, 벌새 해리만 여성 캐릭터다. 외계인 뽀뽀와 삐삐는 성별이 불분명하지만 나머지 캐릭터 여섯은 모두 남성 캐릭터. 게다가 남성 캐릭터들은 중성적이거나 무성적인 ‘디폴트’ 설정이지만, 여성 캐릭터들은 소위 ‘여성성’을 강조한 차림새와 목소리, 성격을 갖고 있다. 자기소개를 할 때도 뽀로로는 ‘호기심 많은 꼬마 펭귄이지.’라고 말하지만 패티는 ‘못 하는 게 없는 펭귄 소녀란다.’라고 말한다.
성차별적인 사회에서 남성은 덤덤하고 보편적인 인간일 수 있지만, 여성은 늘 여성임을 인식하게 하는 시선에 갇혀 있다. 남성들은 ‘그냥 사람’이지만, 여성들은 꼭 ‘여’자가 붙여 한계를 짓는다. 뉴스에서 남자는 김모씨(45)라고 나오지만, 여자는 김모씨(여, 45)라고 나오며, 남성 작가는 그냥 작가지만 여성 작가는 여류화가이고, 남성 왕은 그냥 왕이지만 여성 왕은 여왕이며, 남장승은 ‘천하대장군’이지만 여장승은 ‘지하여장군’이다. 이처럼 여성 캐릭터들은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부수적인 존재로 취급된다.
로보카 폴리의 성별 위계도 심각하다. 구조대를 이루는 폴리(경찰차), 로이(소방차), 앰버(앰뷸런스), 헬리(헬리콥터) 중 명백하게 앰버만 ‘여성’ 캐릭터이며, ‘여성성’을 강조하는 리본, 분홍색, 속눈썹, 상냥한 성격을 전시하듯 드러내고 있다. 자주 등장하는 약 20개의 자동차 캐릭터 중 여성으로 추정되는 것은 위에 말한 앰버 외에는 미니가 유일한데, 미니도 분홍색, 리본, 속눈썹, 새침한 성격 등으로 이른바 ‘여성성’을 징후처럼 나타내 보인다. (게다가 국적 불명의 ‘브룸스타운’에는 백인으로 보이는 인종만 등장한다!) 그나마 구조대를 운영하는 ‘진’이 씩씩하고 기계 조작에 능한 여성으로 나오는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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