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애는 벌써 뒤집기를 한다는데…"
A. 옆집 아이보다 발달이 느려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초기 발달 속도가 이후 지능이나 성장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며, 아이마다 고유한 속도로 자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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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99서울소아청소년과 대표원장지금 막 엄마아빠가 돼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되는 부모님들은 태어난 순간부터 경주가 시작되는 아기들을 출발선상에 세워두고 자신이 출전시킨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크게 실망합니다. '어떤 아기들은 태어난 지 1주일 만에 옹알이를 하는데 왜 우리 애는 한 마디도 하지를 않지? 조리원 동기인 옆집 애는 10주 만에 뒤집기를 시작하는데 왜 우리 애는 12주가 됐는데도 아직 뒤집을 생각을 안 하는 거지? 사촌 애는 석 달 반 만에 물건을 잡기 시작했는데 왜 우리 애는 아직 그런 것도 못 하는 거지? 놀이방 동기 애들은 생후 5개월이 되면 똑바로 앉는다는데 6개월째인 우리 애는 왜 아직도 푹푹 쓰러지는 거지?' 하고 속으로 끙끙 앓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경주에서는 1등으로 출발했다고 해서 끝까지 승자가 된다는 보장도 없고, 발달이 느리다고 해서 끝까지 뒤처지라는 법도 없습니다. 물론 명민한 아기가 나중에도 똑똑한 어린이, 성공적인 성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적게나마 있겠습니다. 하지만 아기의 지능을 측정해보고 그것을 근거로 몇 년 후 지능을 추측해보려는 시도는 전혀 소용없는 짓이며, 지금은 다소 느려 보이는 아이가 나중에는 소통을 잘하고 영리하고 성공적인 어른으로 성장할 수도 있습니다.
유아기 때 지능이 나타나기는 하는지 우리로서는 알 수 없다는 것이고 아기가 똑똑하다는 걸 알고 있다 해도 아기들은 표현을 하거나 말을 할 줄 모르기 때문에 증명할 길이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야 고작 운동기능과 사회적 기능이 전부인데, 이런 기능을 지능으로 간주하기에는 적절치 않습니다. 게다가 초기 발달 기술을 평가했다 해도 평가가 변화가 심하고 어렵기 때문에 그 결과를 100퍼센트 신뢰하기는 어렵습니다. 아기가 제대로 기술을 실행하지 않은 이유가 그럴 능력이 없어서인지, 기회가 부족해서인지, 배가 고파서인지, 피곤해서인지, 아니면 그 순간 잠시 흥미가 없어서인지 우리로서는 결코 알 수 없으니 말입니다.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특정한 시기가 되면 미소를 짓고, 고개를 들고, 똑바로 앉고, 첫걸음을 떼도록 프로그램 돼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아기의 발달을 위해 충분한 환경을 제공하지 않고, 자극이나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으며, 영양 공급이 부실하고, 건강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아기의 성장을 늦출 수는 있어도, 성장 과정을 가속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